여행, 와인 그리고 음악

우리 부부를 가장 잘 표현하는 세 단어

여행, 와인, 그리고 음악.
이 세 가지는 저희 부부의 삶을 가장 잘 설명해 주는 단어입니다. 은퇴를 앞두고, 앞으로의 인생을 어떻게 풍요롭게 채워나갈지 고민하는 지금, 저희는 더욱 이 세 가지에 집중하게 됩니다.

사실 저와 남편은 만나기 전부터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만약 제가 여행을 싫어하는 사람과 결혼했다면? 상상만 해도 끔찍합니다. 그만큼 여행은 제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축이었고, ‘완벽한 여행 파트너’를 만난 것은 제게 큰 행운입니다.


우리의 여행 스타일

예전에는 아침부터 밤까지 빽빽하게 일정을 짜고 돌아다니던 여행을 즐겼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달라졌습니다. 휴양지에서 종일 누워 있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강박적으로 돌아다니는 여행도 아닙니다.  즉흥성·관광·휴식이 적절히 섞인 ‘짬뽕 스타일 여행’이 저희 부부의 스타일입니다. 그래서 패키지여행은 저희와 전혀 맞지 않습니다.

매년 저희는 두 번 긴 여행을 합니다. 봄방학에는 유럽이나 미국 여행지를 3~4주간 다녀오고, 여름에는 한 달 동안 알래스카에서 머뭅니다. 알래스카는 시아버님 때부터 이어진 가족의 전통이기도 합니다. 매년 같은 장소에서 연어 낚시를 하고 같은 길을 걸어도, 그 여행은 언제나 설레고 특별합니다.

특히 알래스카의 Whittier 항구에서 프린스 윌리엄 사운드를 항해하던 순간은 잊을 수 없습니다. 바다 위에 떠 있는 빙하 조각들, 요트를 따라 헤엄치던 폴포스 (porpoise)들… 그 장면들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35일간의 유럽 여행, 사람들로 채워진 최고의 추억

가장 특별했던 여행은 단연 몇 해 전의 35일간 유럽 여행입니다. 독일에서 시작해 룩셈부르크,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덴마크, 스웨덴까지 이동했는데, 단순히 많은 도시를 다녔기 때문에 특별했던 것은 아닙니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이 여행을 완전히 달라지게 만들었습니다.

  •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스티븐의 지인들을 만나며 나눈 따뜻한 대화

  • 프랑스·벨기에에서 만난 에어비앤비 주인 디디에, 세버린, 미케의 진심 어린 환대

  • 덴마크에서 다시 만난 올레의 고운 인격과 매력

이 만남들이 여행을 단순한 관광이 아닌 치유와 감동의 시간으로 바꿔 주었습니다.


와인이 남긴 배움과 즐거움

여행에서 와인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남편은 오래전부터 와인을 수집해 온 애호가이고, 저는 그와 함께하면서 와인의 세계에 눈을 떴습니다. 덕분에 저희 집에는 수백 병의 와인이 있고, 오래된 빈티지를 시음하며 배운 경험이 많습니다.

  • 프랑켄(Franken): 실바너(Silvaner) 품종이 유명하며, 미네랄이 풍부해 해산물과 잘 어울립니다.

  • 라인가우·리즐링: 과실향이 선명하고 산도가 높아 여름에 특히 어울립니다.

  • 샴페인 지역: 샤르도네와 피노누아의 섬세한 블렌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저희는 집에서 차로 2시간 반 거리에 있는 나파밸리에도 자주 갑니다. 특히 롬바우어 와이너리와의 인연은 특별했는데, 오너였던 친구 덕분에 일반 투어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비밀스러운 공간을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대형 그룹에 매각되었지만, 저희는 여전히 롬바우어 와인의 충실한 멤버입니다.


음악으로 완성되는 여정

남편은 음악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클래식 음악에 남다른 귀를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저희는 샌프란시스코로 음악회를 가거나, 여행을 갈 때는 여행지에서 항상 음악회를 찾으려 합니다.

  • 뉴욕: 뉴욕 필하모닉, 메트 오페라, 브로드웨이 뮤지컬

  • 런던: 피카딜리에서 본 <레 미제라블>

  • 잘츠부르크: 고성에서 열린 모차르트 연주회 – 현악 4중주가 울리던 순간은 마치 18세기로 돌아간 듯했습니다.

  •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에서의 오페라 <Les Troyens>, 평생의 버킷리스트를 채운 감격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LA 필하모닉에서도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집에서 가까운 샌프란시스코로 저희는 일년에 3-4번 정도 음악회를 다니러 갑니다. 특별한 나들이이지요. 얼마전에는 아주 오랜만에 샌프란시스코 오페라를 다녀왔어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라 보엠을 보고 왔답니다. 특히 크리스마스 무렵에는 샌프란시스코 심포니나 재미있는 뮤지컬, 또는 호두까기 인형 발레 공연을 보러가는 게 저희의 전통이랍니다.


앞으로의 여정

여행, 와인, 그리고 음악. 이 세 가지는 저희 부부의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가장 큰 기쁨입니다. 무엇보다도 인생의 여정을 함께할 파트너가 있다는 것은 큰 감사이자 축복입니다.

앞으로도 저희의 인생 여정은 이 세 가지와 함께 더 충만해지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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